서울 잠실에 버금갈 대규모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2ㆍ3단지가 소송 복병에 매수세가 딱 끊겼다.

이 두 단지는 지난달과 이달 초 일부 주민이 서울 행정법원에 조합 또는 추진위원회 설립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강동구청장을 피고로 소송을 냈다. 이 두 단지는 재건축 정비구역을 지정받기 전에 추진위를 승인받았는데 지난해 대법원이 정비구역을 지정받기 전에 추진위를 구성한 것은 무효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 추진이 늦어질 것을 우려한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3단지 인근 아침공인 서문경이 사장은 “3단지 53㎡형의 경우 지난달 초에는 6억원에 사겠다는 수요자도 가격대에 맞는 매물이 없어 계약을 못했는데 지금은 5억9000만원짜리 매물도 거래가 안 된다”고 전했다.

그는 “가뜩이나 사업이 늦어진 판에 이번 소송으로 더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며 “일부 집주인들이 피로감에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3단지는 1단지와 함께 2003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그러나 1단지는 재건축 작업을 끝내고 지난해 입주한 반면 3단지는 아직 조합도 설립 못했다. 3단지 오렌지공인 김준희 사장은 “지난달 중순 이후 매매거래가 완전히 끊겼다”며 “1월 9일 7억원에 거래됐던 59㎡형의 호가가 6억8500만원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집주인들 “소송 장기화 우려”

고덕주공2단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2단지 삼성공인 이영분 대표는 “7억원을 호가하던 2단지 53㎡형이 6억8000만~6억9000만원으로 호가가 내렸다”고 전했다.

2단지 동서울 공인 관계자는 “아직 소송 소식이 잘 알려지지 않은 때문인지 값을 낮춘 매물이 나오지는 않지만 매수문의는 확실히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 불투명해 당분간은 관망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2단지 삼성공인 이영분 대표는 “7억원을 호가하던 2단지 53㎡형이 6억8000만~6억9000만원으로 호가가 내렸다”고 전했다.

고덕주공 2·3단지는 모두 7551가구의 매머드급 새 아파트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곳이다. 현재 2600가구인 2단지는 재건축으로 4064가구가 되고 2580가구의 3단지는 3487가구로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정비구역 지정안을 승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