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이 "정비구역 지정 이전에 재개발·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승인한 것은 무효"라고 판결하자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각 사업장은 첫 단계인 추진위 구성이 잘못됐다는 것은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아니냐며 걱정을 감추지 못한다. 비슷한 소송이 잇따르면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추진위 승인을 내준 자치단체나, 지침을 통해 구역 지정 전 추진위 승인을 허용한 국토해양부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국토부는 2003년 11월 기본계획에 포함된 곳에선 구역 지정 이전이라도 추진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이 지침은 지난해 8월 관련 법이 개정돼 추진위 구성 시기가 구역지정 이후로 명시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2003년7월 이전 설립된 추진위는 합법

지침을 뒤집은 법원 판결의 최종 결과는 상급심 판결을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우선 구역지정 전이라도 구역지정 제도가 도입된 2003년 7월 이후 2003년 말 사이에 승인을 얻은 추진위는 합법이다.

정부는 2003년 7월 기존 재개발·재건축 제도를 정리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제정, 시행하면서 그 이전에 구성된 추진위에 대해 그해 말까지 자치단체에 승인을 받도록 경과규정을 뒀다. 아직 구역지정이 안된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저층 단지 등이 이때 추진위 승인을 받았다.

구역지정 이전에 추진위 승인을 받은 사업장의 경우 조합설립인가를 나중에 받았더라도 유효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진위 승인(과반수 동의)보다 요건이 강한 조합설립(4분의 3 이상 동의)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도 지난해 3월